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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광수 교수님의 죽음을 추모하며...

by justen 2017.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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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광수 교수님이 지난 9월 5일 별세하셨다는 소식이 있었다. 생활고로 인한 자살로 추정된다고 하는데 그렇게 쓸쓸하게 돌아가셔서는 안될 분이라는 생각이 자꾸만 머리 속을 맴돈다. 마광수 교수님은 억압되고 속박된, 그리고 그로 인해 뒤틀리고 음성화된 한국의 성담론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신 분이었다. 조금이라도 의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이후의 결과가 눈에 뻔히 보이기 때문에 아무도 섣불리 먼저 나서서 주장하지 못했던 것을 그는 용기있게 주장했고 상식있는 척, 깨끗한 척, 정상적인 척 하는 사람들에 의해 처참히 매도되었다. 마광수 교수님이 <즐거운 사라>를 발표했을 때 어떤 이는 '동방예의지국'을 들먹이며 그를 매도했다. 동방예의지국? 장도리의 4컷 만화를 보라. 장자연이 성접대를 하다 억울함을 호소하며 자살해도 아무도 처벌받지 않는 이 나라가 무슨 놈의 '동방예의지국'인가? 그는 성을 억압하고 더러운 것 취급하는 것에 반기를 들었다. 그리고 모두가 성에 대해 자유롭게 얘기하고 성을 죄악시하지 않게 될 때 모두가 성으로부터 해방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성담론과 관련한 그의 용기있는 스탠스는 둘째치고라도 글쓰기에 대한 그의 태도는 존경받아 마땅하다. 그는 평생 어려운 글을 쓰지 않았고 그런 글을 쓰는 작가들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또 이로 인해 주류 사회로부터 매도당했다. 허지웅 같은 놈은 마광수 교수님의 책이나 한 편 읽어본 적이 있는 것인지 그의 죽음에 다음과 같은 똥글을 남겼다.



마광수 교수님은 이런 지적 허영심에 찌들고 거짓된 윤리 의식에 물든 주류 사회와 싸우다 결국 지쳐서 돌아가신 것이 아닌가 싶다. 그의 솔직한 성담론이 불편하다면, 그의 무모함과 용기를 뒤따를 수 없다면, 최소한 그의 글쓰기 방법이라도 배우자. 그게 우리같은 필부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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