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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공부 이야기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부끄럽지 않다면....

by justen 2012.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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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발음에 관한 문제는 두가지 측면이 존재한다
영어발음에 대한 글을 계속해서 올리는 중인데 (
미국인들도 힘들어 하는 영어발음, 한국어도 꽤 발음이 힘든 언어다
) 과연 영어발음 왜, 어떻게, 또 얼마나 잘 해야하는 걸까요?

영어의 발음 문제에 대해서는 두가지 측면이 존재합니다. 한가지는 <미국인들도 힘들어 하는 영어발음>에서 언급했다시피 발음기호에 맞게 정확하게 발음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예전에 영어를 공부할 때 동사 inspire는 '인스파이어'로 발음되는데 명사 inspiration으로 변화할 때 '인스퍼레이션'으로 발음된다는 사실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서 '인스파이어레이션'으로 발음하다가 나중에 이를 다시 교정하는데 꽤 애를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발음기호에 맞는 정확한 영어발음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발음이 정확하지 않으면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무엇보다도 듣는 이로 하여금 어색한 느낌을 들게 할 수 있으니까요. 
가끔 학생들에게 농담처럼 이야기하곤 하는데 고등학교 때 'enthusiasm'을 어떻게 발음하느냐를 두고 친구들끼리 논쟁이 벌어진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전자사전도 없었고 원어민 강사들도 없어서 발음을 확인하려면 사전의 발음기호로 확인하는 방법 밖에는 없었습니다. 발음기호대로 읽으면 '인쑤지애즘'으로 읽는 수 밖에 없는데 발음이 좀 괴상망측하다는 친구들도 있어서 논쟁이 붙게 된 겁니다. 요즘은 얼마나 영어공부하기 좋은 세상이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의 영어실력은 크게 늘지 않은 것 같아 걱정입니다.
영어 발음, enthusiasm

인쑤지애즘. 이런 단어를 과연 쓰기는 하는걸까?

과연 미국인들처럼 발음하는 것이 제대로 발음하는 것인가?
영어 발음에 대한 두번째 측면은 미국인들과 똑같은 유창한 발음을 해야만 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한국인들은 영어발음에 대한 컴플렉스가 대단히 심합니다. 흔히 된장발음이라고 하기도 하고 대단히 정직한 발음이라고 핀잔받기도 하는 한국인들 특유의 발음때문입니다. 과연 이러한 한국식 발음을 미국식 원어민 영어발음으로 바꿔야 하는 걸까요? 이러한 컴플렉스 때문에 결코 해서는 안될 무리수까지 두기도 합니다. 예전에 학생들의 혀를 찢어야 발음이 잘 된다라고 하는 낭설 때문에 몇몇 학생들이 실제로 혀를 찢는 수술을 감행하기도 했고 '오렌지'를 '아린쥐'로 발음해야 한다는 넌센스도 있었습니다.

사실 한국인으로 태어난 이상 완전히 미국인들과 똑같이 발음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거니와 바람직하지도 않습니다. 
<한국어도 꽤 발음이 힘든 언어다>에서 언급했다시피 한국어는 종성이 발달한 언어라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들이 영어로 말할 때 발음이 다소 경직되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문제는 자주 영문장을 발음해 봄으로써 충분히 극복될 수 있습니다. 발음이 어색하고 부끄러워 영문장을 읽는 것을 꺼리게 되고 영문장을 잘 안읽으니까 발음이 계속 어색한 상태로 남아있는 악순환이 계속 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쥐 열풍. 올해 끝냅시다. -_-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부끄럽지 않다면 자신의 영어발음을 부끄러워하지 말라
미국에 꼭 가보지 않더라도 영화나 드라마들을 통해서 다양한 영어발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령 멕시코나 스페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나라 출신의 사람들은 스페인어의 억양이 섞인 영어를 씁니다. 흑인들은 흑인들 특유의 억양이 섞인 영어를 씁니다. 듣는 사람은 말하는 사람의 외모나 피부색에 따라 출신을 구별하기도 하지만 그의 발음과 억양에 따라 출신을 판별하기도 합니다. 이는 듣는 이에게 자신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전달해 줄 수 있는 수단인데 왜 이것을 굳이 숨기려고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러워 한다면 자신의 한국식 영어발음을 숨겨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중인 박지성이 TV 인터뷰를 하는데 몇몇 분들이 그의 발음이 영국식이라는 댓글을 적어놓았습니다. ---> daum 기사 "박지성, 베컴 앞에서 득점포!... 프리시즌 3호골" 
그런데 아무리 들어봐도 그의 발음은 영국식이 아니라 한국식입니다. 대단히 정직하게 '퍼포먼스'라고 발음하는 걸 들어보세요. 과거 김대중 대통령은 영어실력이 매우 뛰어났음에도 한국적인 영어발음때문에 지금도 종종 성대모사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그 어느 누구보다 영어실력이 뛰어난 유명인사는 다름아닌 반기문 사무총장일 겁니다. 반기문 사무총장이 UN에서 연설하는 걸 한번 본 적이 있다면 영어 발음을 굳이 미국인과 똑같이 해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만약 한국식 영어발음이 촌스럽다고 놀리는 외국인이 있다면 그 사람을 무시해도 좋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그 사람은 자신이 인종차별주의자라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 될테니까요.
김대중, 박지성, 반기문, 영어발음

김대중 전대통령, 박지성, 반기문 UN 사무총장 세 사람은 한국적인 영어발음을 가지고 있다

차라리 정확한 문법과 풍부한 어휘에 신경써라
영어발음을 미국인들과 똑같이 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오히려 문법이나 어휘에 더욱 신경을 쓰는 편이 좋습니다.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들은 영어를 외국어로 배운 사람들의 유창한 발음보다 문법에 맞는 영어를 쓰는지, 어휘를 얼마나 풍부하게 자유자재로 구사하는지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영어 원어민들은 문법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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