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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법 강의(구버전)

[10강]왜 현재완료시제를 쓰는가?(1)

by justen 2012.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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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현재완료시제와 과거시제를 혼동하는가?

[2강]한국인들은 왜 현재시제와 현재진행시제를 혼동하는가?에서 설명했지만 한국인들은 이 두 시제를 종종 혼동합니다. 이것은 한국인들이 이 두 시제를 하나의 표현으로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아침밥을 먹는다.'라는 말이 '평소에 습관, 반복적으로 아침밥을 먹는다'는 의미로도 사용되고 '지금 아침밥을 먹는 중이다'라는 의미로도 사용되기 때문에 이를 영어로 표현할 때 현재시제를 써야할지 현재진행시제를 써야할지 구분하지 못하고 해석할 때도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한국인들은 또한 영어의 현재완료시제와 과거시제를 잘 구분하지 못합니다. 이 또한 영어가 현재완료시제와 과거시제를 구분하는 것처럼 한국어가 이 두 시제를 구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국어에는 현재완료시제가 없고 어떤 경우든지 과거시제를 씁니다. 하지만 영어를 쓰는 사람들은 이 현재완료시제를 즐겨 사용하며 과거시제와 정확히 구분합니다. 이를 구분함으로써 의사소통과 의미전달에 있어서 좀 더 정확성을 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표현, 두 개의 시제

그렇다면 도대체 영어는 왜 현재완료시제를 사용하는가? 가령 '너 점심 먹었니?'라는 질문을 한번 영작해 보죠. 현재완료에 대해서 잘 모르는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아마 이를 'Did you eat lunch?'로 영작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너 점심 먹었니?'라는 말을 주로 어떤 상황에서 사용하나요? 이 말을 사용하는 시간대는 보통 언제인가요? 아마 아침 8시나 저녁 8시경에 '너 점심 먹었니?'라고 물어보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 이 질문을 하는 경우의 99%는 12시를 전후해서일 것입니다. 대화는 대략 다음과 같이 이어집니다.

상황1 (낮 12시경)

재석: 준하형. 점심 먹었어?

준하: 아니. 아직 안먹었는데.

재석: 그래? 나도 아직 안먹었는데.... 같이 점심먹을까?

준하: 그럴까? 뭘 먹지?

재석: 동태찌개 잘 하는 집 아는데 한번 가보자.

위 대화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너 점심 먹었니?'라는 질문에는 '너 점심 먹었니? 나도 안먹었는데 같이 먹을까?'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이는 과거의 불특정한 시각에 먹은 점심식사가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느냐를 물어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 이번에는 다음의 대화를 한번 보세요.

상황2 (낮 12시경)

재석: 준하형. 점심 먹었어?

준하: 아니. 아직 안먹었는데.

재석: 그래? 알았어.

준하: 뭐야? 같이 점심먹자고 물어본 거 아니야?

재석: 아니 그냥. 점심 먹었는지 안먹었는지 물어본 것 뿐이야.

준하: 그걸 왜 물어봐? 아이씨.... 배고파 죽겠는데. 같이 먹자고 할 거 아니면 점심 먹었는지 왜 물어본거야?

재석: (웃으며) 그냥 나는 형이 점심을 먹었는지 안먹었는지 사실을 물어봤을 뿐이야. 그럴 수도 있지 뭐.... 안그래?

준하: 아우.... 진짜. 형가지고 자꾸만 장난칠래? 몰라. 나 혼자 밥 먹으러 갈꺼야.

재석: 장난친거야 준하형. 같이 밥먹으러 가자.


상태인가 사실인가?

상황2는 가끔 우리가 심심할 때 장난을 칠 수도 있는 대화입니다. 한국인들은 특히 식사를 혼자하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에 같이 식사를 할 사람을 구하는 것이 보통인지라 이런 대화가 가능한지도 모릅니다. 사실 상황2는 영어로는 만들어낼 수 없는 상황입니다. 영어는 점심식사를 한 상태냐 점심식사를 과거에 먹은 사실이 있느냐를 애초에 구분해서 질문하기 때문에, 이 두 가지를 뭉뚱그려서 하나의 표현으로 사용하는 한국어는 오해나 착각의 소지가 있을 수 있지만, 영어는 그러한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합니다. 상황1은 과거에 먹은 점심이 현재 영향을 미치고 있느냐를 묻고 있어요. 따라서 이런 경우는 현재완료시제로 질문을 해야 합니다.


s1. Have you eaten lunch?


반면 상황2에서 재석이 '점심 먹었어?'라고 물어보는 것은 점심식사를 한 사실이 있느냐를 물어보고 있어요. 질문하는 시점에 과거에 먹은 점심이 현재 영향을 미치고 있느냐를 물어본 것이 아니라 단순히 과거에 점심을 먹은 사실이 있느냐 없느냐를 물어보는 것입니다. 따라서 과거시제를 써서 질문합니다.


s2. Did you eat lunch?


두 질문의 물어보는 성격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영어는 현재완료시제와 과거시제로 나눠서 사용합니다. 반면 한국어는 같은 시제를 사용해서 이 다른 성격의 두 내용을 하나의 문장, '너 점심 먹었니?'라고 말합니다. 영어로는 상황2와 같은 말 장난은 도저히 불가능해요. 질문할 당시부터 'Have you eaten lunch?'라고 물어보는 것과 'Did you eat lunch?'라고 물어보는 것은 성격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음의 상황을 보시면 더욱 확실하게 이해가 될 것입니다.

상황3 (저녁 8시경)

재석: 준하형. 오늘 점심 먹었어?(Did you eat lunch?)

준하: (기침하며) 쿨럭 쿨럭. 아니. 안먹었어.

재석: 진짜.... 점심 거르지 말라니까.... 아무리 살 빼는 것도 좋지만 지금 감기라 몸도 안좋은데 점심을 자꾸만 거르면 어떡해. 점심을 먹어야 약을 먹지.

준하: 한번 먹기 시작하면 계속 먹게 된단 말이야.

재석: 고집은 정말.... 저녁은 먹었어?(Have you eaten dinner?)

준하: 아니. 같이 먹을래?

재석: 그래.

상황3은 저녁 8시경의 대화입니다. 이 시간대에 '점심 먹었어?'라는 질문은 과거에 먹은 점심이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느냐고 물어보는 것은 아니죠. 단지 점심에 점심을 먹었는지 안먹었는지 사실을 물어보는 것입니다. 따라서 과거시제를 씁니다. 하지만 뒤의 '저녁은 먹었어?'라는 질문은 저녁식사를 한 상태인지, 그리고 질문을 하는 순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물어보는 것입니다. 저녁을 안먹었으면 같이 먹자는 의미도 다소 내포하고 있죠. 따라서 현재완료시제를 씁니다.

시제, tense, 과거시제, past tense, 현재완료시제, present perfect'너 점심 먹었니?' 대단히 단순해 보이는 질문이지만 우리는 한국어에서 이 질문을 두 가지의 서로 다른 용도로 사용한다. 그 차이가 영어에서 과거시제와 현재완료시제를 구분한다.

예전에 어떤 뉴스 기사에서 본 내용인데 어떤 영어를 꽤 잘 하는 한국인이 외국의 한 회사에서 일을 했더랍니다. 그 회사에는 미국인들과 한국인들이 같이 있었는데 그 중에 한 한국인이 영어를 썩 잘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미국인 동료에게 자꾸만 'Did you eat lunch?'라고 질문을 하니까 그 미국인 동료가 나중에는 좀 신경질적으로 'Yes. I have eaten lunch.'라고 대답을 하곤 했다고 합니다. '점심 먹었니?'라고 물어볼 때 'Did you eat lunch?'라고 하지 말고 'Have you eaten lunch?'라고 물어보라고 말하는 거죠.


우리가 현재완료시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평소 한국어로 과거시제로 말할 때 이것을 영어로 하면 과거시제가 될지 현재완료시제가 될지 자주 생각해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들이 현재완료시제를 사용하는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 필요성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제대로 된 영어를 구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 포스트에서 좀 더 많은 예를 통해서 현재완료시제를 쓰는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각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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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과거시제가 현재완료시제를 대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대해서는 뒤의 현재완료시제의 용법에서 자세히 설명할 것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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